

2025.7. 4 ~ 7. 15


흙을 빚는 일은, 때로 마음을 빚는 일과 닮아 있다.
김도연 작가에게 작업이란 단순한 조형 행위가 아니라, 세상에 자신을 조심스레 꺼내어 건네는 진심의 언어이자, 누군가의 마음에 조용히 닿고 싶은 바람의 표현이다.
작가는 지난 25년간 흙과 씨름하며 도자라는 매체의 경계를 넓혀왔다. 전통을 존중하되, 그것에 갇히지 않고 회화적 자유를 탐구하며, 공예의 관습적 제약을 넘어선 미학적 확장을 시도해온 여정이었다. 도판 위에 상감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기고, 깎고 파내고 다시 채워 넣는 반복적인 행위 속에서, 그는 자기만의 언어를 빚어냈다. 그리고 그 언어는 점점 더 따뜻하고, 부드럽고, 다정해졌다.
그는 말한다. “내 작업은 난해함보다 직관적이고 편안한 감상을 지향합니다. 관람객이 작품 앞에서 깊은 고민 없이, 그저 순수한 기쁨과 잔잔한 미소를 경험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예술가로서 내가 추구하는 가장 값진 성취입니다.”
그 말처럼, 김도연의 작품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결코 얕지도 않다.
삶의 단면, 인간의 온기, 존재의 환희가 담긴 날개 달린 존재들은 관람자 앞에 조용히 서서 춤추고, 기다리고, 희망한다.
그에게 흙은 언어이고, 그림은 고백이며, 모든 형상은 또 다른 마음을 향한 다정한 인사이다.
이번 《천사들의 속삭임》은 그렇게, 한 작가의 삶이 빚어낸 다정한 마음 하나가 또 다른 마음 하나를 향해 날아가는 여정이다.
그리고 그 여정은 당신의 마음 안에서 조용히 시작될지도 모른다.






